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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추지 않는 공장에 AI를 붙이기까지, 한상엽 님의 3년

2026.09.06 · 4분 읽기

첫 번째 케이스 토크에서 한상엽 님은 배터리 공장에서 화재 예측 시스템을 만들었던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데이터 분석과 머신러닝을 하던 개발자가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맡은 과제였어요. 상엽 님은 이 일을 3년 동안 진행했다고 합니다.

목표는 설비에서 들어오는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불이 나기 전에 위험을 알아채고 설비를 멈추는 것이었습니다. 그 목표를 현장에서 구현하려면 무엇이 필요했을까요. 상엽 님의 이야기는 알고리즘이 실제 공장에서 돌아가기까지의 과정을 따라갑니다.

불이 난 뒤에는 너무 늦었습니다

배터리를 충전하고 방전하는 설비에서 불이 나면, 작업자가 뛰어가 경보를 확인하고 설비를 멈췄습니다. 자주 일어나는 일은 아니었지만 한 번 발생하면 손실이 컸어요. 같은 묶음으로 생산한 배터리를 모두 폐기하거나, 이미 출하한 제품을 다시 가져와야 하는 상황도 있었다고 합니다.

사고가 난 뒤 원인을 찾는 것도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설비 데이터를 계속 살펴보다가 위험한 상태를 미리 잡아내는 일이 필요했죠.

상엽 님은 알고리즘을 학습시키고 개발하는 일을 해왔습니다. 그런데 공장에서는 그 알고리즘을 어디에, 어떻게 연결할지부터 풀어야 했습니다.

알고리즘을 개발해도 이거를 적용할 만한 시스템이 없어가지고 현장에는 적용을 못하는 거예요.

공장을 멈추지 않고 연결하는 방법

설비 옆에는 각각 PC가 붙어 있었고, 그 안에서 설비를 다루는 소프트웨어가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문제는 만드는 업체마다 소프트웨어가 달랐다는 점이에요. 사용하는 언어도 달랐고, 데이터를 주고받는 규격도 통일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공장은 24시간 돌아갔습니다. 새 시스템을 넣는 동안 생산을 멈춰둘 수 없었죠. 상엽 님은 기존 시스템 옆에 새 시스템을 붙이고, 둘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접근했습니다. 그 안의 알고리즘은 나중에도 바꿔 넣을 수 있게 만들었고요.

설비에서 데이터를 받아 알고리즘에 넣고, 판정 결과를 생산관리 시스템인 MES로 보내 설비 정지까지 이어지게 했습니다. 사람이 중간에서 결과를 확인하고 옮기는 과정 없이 자동으로 돌아가도록 연결한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상엽 님은 설비와 MES가 어떤 정보를 어떤 방식으로 주고받을지도 직접 정해야 했습니다. 연결이 잘되지 않으면 서로 다른 언어로 만들어진 코드도 들여다봤고요. 알고리즘이 쓰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부터 맡게 된 셈입니다.

“다 됐다”는 말 다음에 확인해야 했던 것

함께 일하는 설비사와 개발 업체도 여러 곳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 진행 상황을 확인했다고 해요. 그런데 각 업체가 다 됐다고 한 부분을 맞춰보면, 어떤 쪽은 되어 있고 다른 쪽은 빠져 있었습니다.

상엽 님은 이후 2~3일에 한 번씩 회의하며 코드를 직접 확인하는 방식으로 바꿨습니다. 각자 어디까지 했는지, 실제로 연결할 수 있는 상태인지를 함께 들여다본 거죠.

이런 확인과 조율도 상엽 님이 맡은 일이었습니다. 코드를 작성하는 시간과 업체의 구현 내용을 확인하는 시간이 하나의 과제 안에 들어 있었어요.

이야기 중에는 보안 쪽을 어떻게 설득했느냐는 질문도 나왔습니다. 상엽 님은 회사 내부 인원이어서 서버와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었고, 생산에 문제가 생기면 현장 엔지니어들과 직접 조율할 수 있었다고 답했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부분을 직접 바꿀 수 있었던 건 아닙니다. 설비사의 권한과 법적 책임 때문에 더 개발할 수 없는 영역도 있었다고 해요. 어디까지 손댈 수 있는지를 아는 것 역시 현장에서 부딪히며 확인해야 할 조건이었습니다.

3년 동안 만든 시스템, 이제 알고리즘을 만들 차례

상엽 님은 시스템을 만들고 난 뒤의 이야기도 들려주셨습니다. 시스템이 준비됐으니 이제 알고리즘을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합니다.

내가 3년 동안 이 시스템 만들었는데 결과물이 없는 것처럼 되더라고요.

알고리즘을 현장에서 쓸 수 있도록 3년 동안 시스템을 만들었는데, 정작 그 시간이 결과물로 잘 보이지 않는 듯했다는 말이었어요. 상엽 님은 당시를 힘든 상황이었다고 돌아봤습니다.

이 대목에서 눈여겨보고 싶은 것은 프로젝트 안에서 어떤 일을 성과로 보고 있었느냐는 점입니다. 설비의 데이터를 받아올 수 있게 된 것, 판정 결과가 설비 정지까지 이어지게 된 것, 여러 업체의 구현을 맞춘 것도 이 과제를 위해 만든 변화였으니까요.

여러분의 현장에서는 모델이 실제로 쓰이도록 연결하는 일을 누가 맡고 있나요. 그리고 그 사람이 하고 있는 일은 프로젝트의 작업 범위와 성과에 얼마나 드러나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