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E 커리어암묵지1회
두 현장에서 본 FDE의 일, 데이터 다음의 결정을 잇기
2026.09.06 · 5분 읽기
첫 케이스 토크에는 무정지 제조 현장의 화재 예측과 패션 ODM 업무의 자동화가 나란히 등장했다. 하나는 설비의 데이터를 받아 장비를 멈추는 일이었고, 다른 하나는 서로 다른 조직이 주고받는 자료로 작업지시서를 만드는 일이었다. 두 사례를 읽으며 FDE가 실제로 연결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됐다.
데이터가 들어오고 AI가 결과를 내놓는 장면만 보면 그 뒤의 일이 빠진다. 누가 그 결과를 확인하는지, 어디에 전달하는지, 실제 작업은 어떤 권한으로 달라지는지까지 이어져야 한다. 두 발표에서는 그 연결을 만드는 과정에 현장을 아는 사람의 판단이 들어 있었다.
공장에서는 판정이 설비로 돌아가야 했다
제조 사례의 개발자는 알고리즘을 만들어도 그것을 적용할 현장 시스템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설비마다 소프트웨어와 통신 방식이 달랐고, 생산을 멈출 수 없었다. 기존 시스템 옆에 연결 구조를 붙이고, 그 안에서 알고리즘을 바꿀 수 있도록 만들었다.
데이터를 받아 판정하는 곳에서 작업이 끝나지 않았다. 결과를 생산관리 시스템으로 보내 설비 정지까지 이어지게 했다. 발표자가 설명한 것은 사람의 중간 개입 없이 돌아가는 폐회로였다. 예측이라는 기능을 현장의 행동에 연결하려면 이 경로가 필요했다.
연결할 수 있는 범위에도 조건이 있었다. 개발자는 내부 인원의 접근 권한과 생산에 대한 책임을 바탕으로 조율했고, 설비사 권한 때문에 더 손댈 수 없는 영역을 만났다. 시스템의 구성도에는 잘 드러나지 않는 이 조건들이 실제 작업 범위를 정했다.
패션 업무에서는 수정 내용이 다시 돌아와야 했다
패션 사례는 다른 문제에서 출발했다. 같은 제품의 이름과 단위, 문서가 조직마다 달랐고 요청도 여러 채널로 들어왔다. 발표자는 고객사 자료 창구를 한 담당자로 좁히고, 수정 자료가 정해진 경로로 들어오도록 했다.
메신저에서 급하게 이야기할 수는 있었다. 대신 그 대화로 자료가 바뀌면 이메일로 다시 보내게 했다. AI가 작업지시서를 준비한 뒤에는 발표자가 최종 검수했고, 관련 조직들은 매일 진행 상황을 맞췄다. 이 흐름은 입력부터 검수와 전달까지 사람들의 일과 연결돼 있었다.
발표자는 암묵지가 어디에 있는지 아는 경험이 구조를 설계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어떤 자료를 읽게 할지 정하는 데에도, 자료가 만들어지고 수정되는 과정을 아는 판단이 필요했던 셈이다. 데이터에 적히기 전의 일을 함께 다룬 사례로 읽힌다.
자동화할 지점은 현장의 조건에 따라 달랐다
두 사례를 같은 처방으로 묶기는 어렵다. 제조에서는 판정이 설비 정지까지 자동으로 이어졌고, 패션 업무에서는 사람이 최종 검수를 맡았다. 사람을 더 남기는 것과 더 자동화하는 것 중 어느 쪽이 옳다는 결론을 이 두 기록으로 정할 수는 없다.
대신 비교할 수 있는 질문이 생긴다. 어떤 판단은 시스템이 바로 실행해도 되는가. 어떤 결과는 업무를 아는 사람이 확인해야 다음 단계로 보낼 수 있는가. 누가 그 구간을 바꿀 수 있고, 문제가 생기면 어디에서 다시 확인할 수 있는가. 현장의 책임과 제약을 구체적으로 보게 하는 질문들이다.
이 관점에서 암묵지를 옮긴다는 일은 누군가 아는 내용을 문서에 적는 데서 더 이어진다. 패션 사례에서는 수정본이 돌아오는 방식과 최종 검수에, 제조 사례에서는 기존 설비를 연결하고 변경할 수 있는 범위에 경험이 반영됐다. 각자의 판단이 실제로 일하는 구조 안에 자리를 잡았다.
다른 현장으로 가져갈 것은 연결을 보는 눈이다
여기서 얻는 배움을 하나의 새 기준으로 확정하고 싶지는 않다. 서로 다른 두 현장의 경험을 비교하면서, 다음 프로젝트에서 더 자세히 볼 지점을 찾는 쪽에 가깝다. 같은 입력 창구나 같은 통신 구조를 복제할 수 없어도 비슷한 질문은 가져갈 수 있다.
예를 들어 지금 자동화하려는 업무에서 자료 하나가 들어와 작업이 끝날 때까지를 따라가 볼 수 있다. 누가 내용을 수정하고, 어느 버전을 기준으로 삼으며, 결과를 받아 누가 움직이는지 적어보는 것이다. 문서에 설명되지 않는 판단이 있다면, 실제로 그 일을 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이유가 생긴다.
두 사례 모두 측정된 효과만을 비교하기에는 기록이 충분하지 않다. 예측 시스템의 성능이나 업무 자동화의 기여도를 같은 척도로 놓을 수 없다. 그럼에도 어떤 제약을 보고 어떤 연결을 만들었는지는 남길 수 있다. 케이스 토크에서 나눈 경험을 글로 쌓을 때도 그 맥락을 함께 남기고 싶다.
다음에 현장 이야기를 들을 때는 데이터가 들어온 뒤 실제 작업이 달라질 때까지의 과정을 더 따라가 보려 한다. 그 사이에서 저절로 이어지는 것처럼 보였던 일을 누가, 어떤 판단으로 연결하고 있었는지 듣는 데서 출발할 수 있다.